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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사료

사람이 하늘이 되고 하늘이 사람이 되는 살맛나는 세상
  • 기사명
    제8장 검악에게 심법을 전하다[第八章 劍岳傳心]

    원문보기 원문/국역

  • 날짜
    음력 1863년 07월 23일
일러두기

이해 7월 23일이다.
제세주가 대신사에게 북접(北接)의 도주(道主)가 되라고 분부했다. 이어 한숨을 쉬면서 탄식하기를 “우리 도의 운이 북쪽에 있으니 나 또한 이제부터는 북쪽으로 간다. 성공한자는 떠나는 것이 이치의 떳떳함이다. 이제부터 앞으로 교문의 크고 작은 일을 가릴 것 없이 그대가 모두 맡으라”고 하였다. 대신사가 자리를 피하면서 대답하기를, “무엇 때문에 이런 분부를 하십니까?”라고하니 제세주가 “내가 운명을 어쩌랴? 더욱 마지막 천명을 이끌고 드러내려면 후학을 힘써 격려해야한다”라고 하였다. 대신사가 감당할 수 없다고 하자, 제세주가 웃으면서 타이르기를 “의심하지 말라, 두려워하지 말라”고 이르고 비결을 내렸는데 “삼칠자(三七字)를 그려내니 세간의 마귀가 다 항복하네”라고 하였다.
8월 첫 길일에 제세주가 천도의 요소(要素)를 뽑아 드디어 「흥비가(興比歌)」 1편 흥비가(興比歌)을 지어, 사람들로 하여금 억울함을 풀고 답답함을 누그러뜨리며 읊조리고 탄식하노라면 흘러넘쳐 감각이 바뀌게 하였다.
그 뒤 13일에 북접도주(北接道主) 대신사가 마침 이르니 제세주가 매우 기뻐하셨다. 이튿날 밤 3경에 제세주가 대신사를 불러 이르되 “그대는 무릎을 꿇지 말고 편안하게 앉으라”고 하자 대신사가 그대로 따랐다. 제세주가 “그대는 손과 발을 굽히고 펼 수 있는가?”라고 하자 대신사가 정신이 혼미해져 머뭇거리면서 대답하지도 못하고 움직이지도 못했다. 제세주가 그윽하게 바라보고 웃으시면서 “그대는 어찌 그러는가?”라고 하자 대신사가 한참만에야 정신을 모아 대답하기를 “영문을 모르겠습니다”라고 하였다. 제세주가 “이는 조화의 큰 체험이니라. 그대와 나의 영기가 서로 통하였기 때문이다”라고 하였다.
이튿날 15일 새벽에 제세주가 삼교(三敎)의 깊은 뜻을 풀어주면서, 모두 숭배하는 뜻은 마땅히 합제(合祭)의 의식을 쓸 것이며 또 수심정기(守心正氣)의 신령스런 부적을 줄 것이니 병든 사람을 널리 구제하라고 경계하고 이어 대신사로 하여금 붓을 잡아 수명(受命) 두 글자를 받게 하고 천주(天主)에게 고하고 비결을 받게 했다. 그 비결에 이르되 “용담(龍潭)의 물이 흘러 사해의 근원이 되고 검악(劒岳)에 사람이 있으니 일편단심이라”고 하였다.
이어 대신사에게 이르기를 “이것은 그대의 미래와 관계되니 잘 따르고 바꾸지 말라. 내가 천주(天主)의 명을 받아 그대에게 의발(衣鉢)을 전해주고 구족(具足)의 계율을 주노라”고 하였다. 이로부터 찾아오는 교인들은 꼭 먼저 검곡(劒谷, 최시형)을 거쳐서 비로소 용담(龍潭)의 문에 집지(執贄, 제자가 되는 의식)하는 것을 규정으로 삼았다.

천명(天命)을 몸받아서 세상을 구제하는 이는 제세주이며 천명을 알아서 포덕하는 이는 대신사이다. 제세주는 하늘을 대신해 도를 행하는 종통(宗統)으로서 이를 대신사에게 전해 무극대도의 제2세 교조가 되게 하였다. 대개 연원(淵源)이 서로 이어진 유래가 오래되었다.

그 때에 영천(永川)의 문도(門徒)가 어머니의 병환 때문에 와서 영부(靈符)를 달라고 간청하자 대신사가 곁에서 여쭈니, 제세주가 한참 묵념하다가 “병이 이미 나았으니 너는 돌아가라”고 하였다. 그 사람이 이를 듣고 집으로 돌아오니 어머니의 병환이 나아 있었다.
겨울 10월. 제세주의 강생일(降生日)에 문제(門弟)들이 모여들어 깨끗한 술을 담아 올렸다. 제세주가 탁자를 마주하여 젓가락을 대며 좌우를 돌아보면서 “후세에 나를 섭제씨(攝提氏)라고 말할 것이다”라고 하였다.

무릇 태시(太始)의 처음에 성인이 우뚝 뛰어나시어 세수(歲首)를 섭제에서 일으키고 무위(無爲)로 교화했다. 지금 제세주가 무극대도를 창립하여 우리 후천 5만년의 운수를 여시니 지금의 제세주는 곧 예전 섭제씨이다. 실로 스스로를 높이는 말이 아니요 미래의 운회(運會)를 미루어 말한 것일 뿐이다.

제세주가 시를 짓기를 “내 마음은 지극히 묘연한 사이를 생각하니 태양의 흘러 비치는 그림자를 따를까 의심되네”라고 하였다. 제세주가 문도에게 이르기를 “이 시의 뜻을 알 수 있느냐?”라고 하자 무리들이 모두 대답이 없었다. 제세주도 묵묵히 허공을 쳐다볼 뿐이었다.
이때에 교도들 사이에 풍종(豊瘲)이 크게 일어났는데 이것이 유난히 지성으로 도를 믿는 이에게 나타나고 뚜렷이 천연두와 같자 도두(道痘)라 일렀다. 한번 이 증상을 겪고 나면 곧 온 몸의 더러운 기운이 사라져서 환골탈퇴하여 마치 도가(道家)의 골수를 씻고 터럭을 깎는 것과 같았으나 문도들은 그 연유를 알지 못했다. 하루는 영해(寧海)의 접주 박하선(朴夏善)이 편지를 가지고 와서 제세주에게 물으니 제세주가 이르기를 “나는 천주(天主)를 믿을 뿐이다. 천주께 고해 명령과 가르침을 받겠노라”고 하고 드디어 묵념을 하고 계시를 청하였다. 이윽고 비결이 내리니, 그 글은 “얻기도 어렵고 구하기도 어려우나 실은 어렵지 않다. 마음과 기운을 화하게 하고 봄의 화창함을 기다리라”는 것이었다.
제세주가 교도들이 다른 잡기에 빠져 스스로 지킴을 잃는 것을 염려하여 드디어 문도를 불러 모아 교문의 종지로서 타일렀다. 그 글은 이러하다.

천주께서 오만년 무극대도의 명을 나에게 주었다. 대개 우리 도는 오만년 전의 주리(主理)에 뿌리를 두었기 때문에 과거의 선천(先天)은 주정(主靜)으로 도를 지켰다. 그러나 그 뒤 오만년은 위기(爲氣)로 발하였기 때문에 주동(主動)으로 도를 행한다. 우리 도의 운수가 세상과 더불어 같이 돌아가니 신령스런 주문의 뜻을 항상 생각하고 생각해 잊지 말아야 한다. 훗날 우리 도가 법으로 삼을 것은 하나에 있지 둘에 있지 않고, 셋에 있지 넷에 있지 않으며, 다섯에 있지 여섯에 있지 않다. 가로되 오직 21자는 천인합일(天人合一)의 큰 종지가 된다.

옛날에는 덕을 심법으로 전수하는 것에는 반드시 종지가 있어서, 도를 배우는 사람으로 하여금 이를 생각하고 생각하게 하여 그 오묘함을 다하여서 그 교화를 도왔다. 지금 우리 도의 21자를 교문에서 전수하는 심법으로 삼고 있다. 위, 아래로 통함이 만 가지로 달라도 한 가지 이치이니, 참여해 도우면 삼재(三才, 하늘 땅 사람)가 되고 나누어 분류하면 삼교가 되는데 모두 이 21자에서 연유한다. 말이 간결하지만 뜻은 극진하고 글은 가깝지만 이치는 오묘하다. 배우는 사람들이 심복해서 잃지 말아야 할 바이고, 오직 한자에도 뜻이 깊다. 만약 이 21자가 천인합일의 큰 종지임을 안다면, 또한 시천(侍天) 두 자가 21자의 큰 종지임을 알게 된다. 큰 성인이 말을 세운 법이 참으로 만세의 표준이 됨이라!

제세주가 입도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먼저 치제(致祭)를 행하고 길이 시천주(侍天主)의 수계를 삼게 하였다.

어리석은 지아비와 지어미라도 하늘의 살피심이 여기에 밝고 밝게 계심을 알지 못하므로, 입도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먼저 하늘에 제사를 지내 지난 허물을 참회하고 오는 인과(因果) 닦기를 원해 축사로 고하게 하였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신령스러운 깨달음이 거울이 물건을 비추는 것 같아서, 개과천선하여 정진하면 넉넉히 성현의 지경에 들어갈 수 있게 되었다. 길이 모시겠다는 맹서를 우리 문도의 제일의 규율로 삼는다.

11월. 제세주가 일찍이 「불연기연(不然其然)」 1편을 짓고 또 팔절(八節)의 잠(箴)을 지어 각 지역의 문도들에게 널리 보이고 화답하도록 하였다. 그 잠은 “알지 못하는 밝음의 소재, 알지 못하는 덕의 소재, 알지 못하는 천명의 소재, 알지 못하는 도의 소재, 알지 못하는 지성의 소치, 알지 못하는 공경의 소위, 알지 못하는 두려움의 소위, 알지 못하는 마음의 득실”이었다. 그 뒤 화답을 올리는 자가 많았으나 하나도 이치에 맞는 게 없었기 때문에 제세주가 “알지 못하는 마음의 소재를 멀리서 구하지 말고 나를 닦으라”고 풀어주었다.

주석
삼칠자(三七字) :동학의 주문. 곧 삼칠은 21자를 나타냄.
흥비가(興比歌) 『동경대전』에 수록되어 있다. 『시경』의 흥비(興比)를 따서 여러 비유를 들어 교훈을 담은 가사이다.
섭제씨(攝提氏) 천신의 이름. 섭제는 12지 중의 인(寅)을 가리키는데 고대에는 세수를 인으로 삼았다. 여기서는 천신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도교는 억지로 하지 않고 자연스러움으로 교화함을 뜻한다.
도두(道痘) 도를 닦을 때 한 차례 심한 병을 앓는 증세이다.
최제우의 기본 주문인, “지기금지 원위대강 시천주조화정 영세부망만사지(至氣今至 願爲大降 侍天主造化定 永世不忘萬事地)”를 말한다.
『동경대전』에 수록되어 있다. 「불연기연」은 최제우 마지막 글로 생명현상을 논한 것. 「팔절」은 여덟 글자인 명(明) 덕(德) 명(明) 도(道)와 성(誠) 경(敬) 외(畏) 심(心)을 풀이한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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