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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사료

사람이 하늘이 되고 하늘이 사람이 되는 살맛나는 세상
  • 기사명
    제4장 하늘의 명령과 가르침을 받다[第四章 受天命敎]

    원문보기 원문/국역

  • 날짜
    음력 1860년 01월 00일
일러두기

경신년(1860년) 정월 입춘 날이었다. 제세주가 시 한 수를 지어 벽 위에 걸었는데 “도의 기운이 오래토록 남아 사악한 기운이 들어올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세상의 뭇사람들은 함께 돌아가려하지 않는구나”라고 쓰여있었다.

이때에 서양세력이 동양으로 점점 진출하여, 서양의 풍조가 우리나라에 미쳤지만 막을 길이 없었다. 이 때문에 인심이 비등했고 세도가 무너져, 사람들은 천리를 따르지 않고 천명을 돌보지 않아 어찌할 바를 몰랐다. 또 저 서양무리들이 견고한 군함과 날카로운 무기로 무력의 위엄을 떨치면서 열강이 다툼질을 하고 날로 요구와 위협을 했다. 하물며 우리 동아 일대가 마침 그 폐해를 받았으니 우리에게 어찌 순망치한(脣亡齒寒)의 환란이 없겠는가?
제세주가 생각한 바는 나쁜 것을 돌이켜 순박하게 돌리며 잡스러운 것을 버리고 순수하게 하려는 것이었다. 이 때문에 제세주는 늘 깊은 근심을 지니고 길이 탄식하였다.

여름 4월 5일(양력 5월 26일) 이 날은 곧 제세주의 장조카인 세조(世祚)의 생일이었다. 의관을 보내 제세주를 모시려 하자 제세주가 서로의 정을 막으려하지 않고 가서 참석했다. 이날 미시 오시에 갑자기 한기가 들고 손발이 떨리는 증세가 있어 별로 말도 않고 곧 돌아왔는데 대청마루에 이르자 몸과 마음이 떨리고 정신이 더욱 어지럽고 혼미해졌지만 그 까닭을 아지 못했다. 그러나 바깥으로 신령을 접하는 기운이 있었고 안으로는 신령이 말씀을 내리는 가르침이 있었는데 귀를 끌어당겨 가르쳐 주는 게 간절하고 거듭했다.
이에 제세주가 마음과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물어보았다. 그러자 신령이 말하기를 “두려워하지 말라. 놀라지도 마라. 세상사람 들이 나를 상제라 부르는데 너는 상제를 모르는가?”라고 하였다. 제세주가 또 그 까닭을 물으니 이렇게 말했다.

나는 선천에서 5만년을 있었는데 내가 공부한 바를 쓸 데가 없었다. 그래서 너에게 세상에 나가길 명하여 사람들을 이 법으로서 가르치도록 하려는 것이다. 의심하지 말라.

이어 포추지(舖硾紙) 종이를 가져와 영부(靈符)를 받으라 하였다. 제세주가 종이를 받들어 살펴보았다. 조금 지나자 글자가 뚜렷하게 종이의 표면에 나타났는데 둥글고 꺾어지며 모나고 굽은 것이 완연히 물건의 형체를 이루고 있었는데 이를 영부라고 불렀다. 제세주가 그 아들에게 보라고 하니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고 대답하였다. 그러니 영부의 내용은 제세주만이 본 것이다. 상제께서 이렇게 말했다.

영부는 곧 죽지 않는 선약(仙藥)인데 그 형체는 태극이거나 궁을(弓乙) 과 같다. 이 영부를 나에게서 받아 사람의 질병을 구제하고, 나에게서 주문을 받아 사람들에게 나를 섬기라고 가르쳐 주면, 너 또한 오래토록 살고 천하에 포덕(布德)할 것이다.

제세주가 상제의 명을 받들어 그 영부를 받아 종이에 써서 삼키기를 200여일이나 계속하였다. 그러더니 얼굴이 윤택해지고 몸이 붓는 듯하고, 영험한 효력이 뚜렷이 드러나 바야흐로 선약임을 알았다. 얼마 지나 제세주가 영부를 다른 사람의 병에 시험해 보았더니, 혹은 차도가 있기도 했고 혹은 차도가 없기도 했는데 그 이유를 알지 못하였다. 그 까닭을 살펴보았더니 지성으로 하늘을 섬기는 자는 곧바로 효험이 있었지만, 그러하지 않는 자는 효험이 없었다. 효험의 여부는 그 사람의 정성 여부에 달려 있었던 것이다.
제세주가 천주 모시기(侍天主)를 지극히 신중하게 했다. 9월 9일에 이르러 또 내리신 말씀이 있었는데, 하나는 환술(幻術)이요 하나는 영귀(榮貴)였다. 제세주가 이 말에 수긍하지 않은 바가 있었다. 그 후로는 비록 상제의 명교가 있더라도 굳건히 따르지 않았다. 밝은 천명 받기를 기약하고 드디어 음식을 사절하고 공손한 마음으로 기다렸더니 10월 1일(곧 9월 20일) 다시 말씀을 내리는 가르침이 다음과 같이 있었다.

나의 마음이 곧 너의 마음이다. 너에게 오만 년 이래 펴지 않은 무극(无極)의 대도를 주니, 너는 우리 도를 천명해서 그 글을 만들어 사람을 가리치고 그 법을 바로잡아 포덕하여 길이 끝없이 드리우라. 겸해서 신령스런 주문을 주노라.

제세주가 공경하는 마음으로 이 명교를 받들고 언제나 암송했다.

영주[靈呪]

지기금지 사월래(至氣今至 四月來)
시천주 영아장생 무궁무궁 만사지(侍天主 令我長生 无窮无窮 萬事知)

유경(儒經)에 “중화(中和)에 이르면 천지가 제자리를 잡고 만물이 제대로 길러진다”라고 했다. 하늘이 사람에게는 하나이면서 둘이요, 둘이면서 하나이다. 그 감응의 기미가 북채로 북을 치는 것보다 빠른데 하물며 시천의 법 요체가 이미 심령에서 발하고 천인의 참 요소가 기화(氣化)에 밀접함이겠는가? 유가에 제가 있다는 것은 문왕의 말을 이르는 것이며, 선가(仙家)에 상제가 있음은 구문(九門)에 불러와 절하고 옥루(玉樓)예주문(蕊珠文)의 시를 읽으라고 분부했으며 석가(釋家)에는 상제가 옥관(玉棺)을 어루만지면서 대열반(大涅槃)의 게송(偈頌)을 주었는데 지금 이 상제가 내린 말씀이 어찌 부질없는 것이겠는가?

제세주가 거의 1년 동안 수도하면서 헤아려 보니 자연의 이치가 없지 않았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주문을 짓고, 한편으로는 강령(降靈)의 법식을 짓고, 한편으로는 잊지 못할 말을 지어 차례로 도법(道法) 21자를 만들었다.

제자초학주문[弟子初學呪文]

위천주 고아정 영세불망 만사의(爲天主 顧我情 永世不忘 萬事宜)

강령주문[降靈呪文]

지기금지 원위대강(至氣今至 願爲大降)

본주문[本呪文]

시천주 조화정 영세불망 만사지(侍天主 造化定 永世不忘 萬事知)

제세주가 천명의 명확함을 느끼고 깨달아, 마음을 보고 도를 체득해서 후학을 개도하려고 「용담가」, 「교훈가」를 지었고 또 「처사가(處士歌)」・「고자가(告子歌)」・「법제주(法制呪)」 등의 글을 지었지만 많이 없어져 전해지지 않는다.

주석
순망치한(脣亡齒寒) 이웃 나라가 망하면 입술이 떨어지는 것과 같아 이가 시리다는 말로 일본이 망하면 우리나라가 피해를 본다는 뜻을 담고 있다.
포추지(舖硾紙) 신라의 전통 종이인 백추지는 중국에 수출했다고 알려진 양질의 종이이다. 경주에서 생산되었다.
궁을(弓乙) 궁궁을을(弓弓乙乙)의 준말. 동학에서는 이들 글자를 써서 부적으로 삼았는데 해석이 다양하다. 약(弱)의 파자(破字)라고도 말한다.
무극(无極) 동학에서 무극(無極)이라 쓰지 않고 무극(无極)이라 쓰며 또 무(无)의 왼쪽 상단에 점을 찍기도 한다. 곧 싹이 돋는 씨앗의 의미를 담고 있다.
동학의 기본 주문인 “지기금지 원위대강(至氣今至 願爲大降), 시천주조화정 영세불망만사지(侍天主 造化定 永世不忘 萬事知)”는 초기에는 기록에 따라 글자가 조금씩 달리해 보이기도 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유경은 공자의 손자 자사가 지었다는 『중용』을 말한다.
『시경』에는 “문왕이 오르내리자 제가 좌우에 있었다. 주나라가 비록 옛 나라이나 그 천명은 유신(維新)”라고 했다.
구문(九門) 아홉 개의 문. 상제가 있다는 궁궐의 문.
옥루(玉樓) 천상의 상제가 있는 곳. 백옥루의 준말.
예주문(蕊珠文) 예주경(蕊珠經)을 의미함. 도교의 경문이다.
불생불멸의 법을 체득한 경지. 불교에서는 죽음을 두고 깨달았다는 뜻을 따서 이 표현을 쓰고 있다. 여기에서는 대(大)을 더 붙여서 의미를 부각시키고 있다. 위 나열한 얘기는 견강부회해서 늘어놓아 사실에 부합되지 않은 표현이다.
초학자의 주문으로 천주를 위해 나의 정을 돌보아 길이 잊지 않으면 만사가 마땅하다는 뜻이다.
최제우가 외우는 주문으로 ‘지극한 기운이 지금 이르니 원하옵건대 크게 내리소서’라는 뜻.
최제우의 주문으로 ‘천주를 모시면 조화가 정해지며 길이 잊지 않으면 만사를 알게 된다’라는 뜻. 천도교에서는 이 주문을 기본으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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