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대한민국 행정구역 개편 사업으로 전국에 도로명이 생겨남에 따라, 황토현전적지에는 ‘동학로 742’
라는 새주소가 부여됐습니다. 지역의 특성, 역사성, 주민의 의견 등을 수렴한 새주소를 통해 이전과 달리
도로명만으로 해당지역에 깃든 역사와 문화를 엿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번 전시는 2022년 5월 11일, ‘동학로 742’일원에 들어선 동학농민혁명기념공원(이하‘기념공원’)의 개원을
기념하고자 기획되었습니다. 아울러 기념공원 일대의 역사를 되돌아봄으로써 동학농민혁명 관련 전국 최대
규모의 기념공원이 왜 이곳에 건립되었는가 하는 의문에도 답하고자 합니다.
1894년 당시 이곳은 ‘황토로 덮인 낮은 언덕’이라는 뜻으로 ‘황토재, 황톳치’ 등으로 불렸으나, 1900년대에
이루어진 행정구역의 개편을 통해 ‘황토현’이라는 지명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황토현은 1894년 5월 11일(양력), 동학농민군이 전라감영군을 상대하여 첫 승리를 거둔 황토현전투가
있었던 곳으로 동학농민혁명사에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황토현전투의 승전으로 기세가 높아진 동학농민군이 전라도 일대로 세력을 넓혀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한편 1963년, 1894년 이후 역사 속에 잠들어 있던 황토현은 기념비 건립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당시에는 ‘동학란’으로 불리던 시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주도 하에 ‘갑오동학혁명기념탑’이 세워지며
‘혁명’이라는 단어가 최초로 사용되었기 때문입니다. 이후 동학농민혁명은 굴절된 한국 현대사에서 불의에
맞선 민중과 궤를 함께하며 위기 극복의 정신적 뿌리가 되었다.
동학농민혁명으로부터 128년이 흐른 오늘, 세계는 눈부신 기술과 첨단과학의 발전을 이야기하지만,
한편으로는 힘 있는 집단의 이기심에서 비롯된 전쟁 또한 진행 중입니다. 인간의 가치와 존엄성에 대한
인식의 재검토가 여전히 요구되는 상황에서 우리는 1894년 그들이 무엇을 위해 혁명에 나섰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1894년 그들이 그토록 바라던 ‘사람이 하늘’된 세상이 눈앞에 펼쳐지기 전까지 우리의 외침은 계속되어야
할 것이며, 그 중심에 ‘동학로 742’가 함께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