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한 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 동학농민군이자 항일운동의 상징으로 오늘날에도 우리에게 큰 울림을 주는 백범 김구 선생의 자서전 ‘나의 소원’ 중 일부이다.
힘과 폭력의 논리가 앞섰던 시대에 백범 김구 선생이 그토록 바란 것은 다름 아닌 문화의 힘이었다. 사람을 아끼고 사랑한 그의 마음은 전쟁과 광기의 시대를 뛰어 넘어 인간과 자연, 인간과 사회, 인간과 인간이 만들어 내는 사람냄새 물씬 나는 문화를 향했다.
동학농민혁명이 막을 내리고 120여년이 지난 오늘날, 전 세계는 K-Culture에 열광하고, 일본 거리에서는 한국 가수들의 노래가 흘러나오는 세상이 되었다. 서로 다른 이념과 논리를 잠재우고 전 세계에 행복을 주는 2021년 한국의 문화가 백범 선생이 그토록 바란‘문화의 힘’이 아니었을까.
「1894년 그들, 그림 되어 돌아오다」展은 이러한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 전시로, 예술을 통해 동학농민군의 넋을 인권과 평화, 그리고 문화라는 꽃으로 다시 피어내고자 하는 시도이다. 아울러 전북의 작가 16명이 참여하여 각자의 시각으로 동학농민군을 해석한 의미 있는 첫걸음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작품이 되어 돌아온 동학농민군을 반갑게 맞이하고, 사람을 하늘같이 여겼던 차원 높은 인본주의 정신이 전 세계의 문화가 되는 날을 앞당기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